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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사장의 性 이야기]섹스에 대해 말하고 싶을 때

입력시간 | 2016.01.10 06:00 |

 

[최정윤·곽유라 플레져랩 공동대표] 사람들은 섹스를 얼마나 자주 논할까? 얼핏 보면 성 담론은 매우 흔한 것처럼 느껴진다. 일상에서 종종 친구들과 섹슈얼한 농담을 주고받거나 유명인의 섹스 가십을 소비하기도 하고, 성적 뉘앙스를 풍기는 광고와 뉴스 머리기사들을 어디에서나 마주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작 감춰둔 성에 대한 진지한 물음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는 드물다. 섹스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법을 배운 적이 없기에 성숙한 접근이 어려운 것이다.
 
온종일 성인용품 구매 상담을 돕는 플레져랩 직원들은 고객들로부터 다양한 성적 고민과 질문을 듣는다. 전화로 상담을 청해오는 것은 보통 중년의 여성들인데, 목소리에서부터 망설임과 설렘이 묻어난다. 오랫동안 섹스에 대해 함구해온 이들은 친구나 파트너에게 차마 하지 못한 이야기를 솔직히 털어놓는다. 완벽한 타인인 우리에게 속마음을 내비치는 게 되려 편한 것이다.
 
곽유라·최정윤 플레져랩 공동대표. 사진=스튜디오207
어렵게 용기를 낸 그들을 안심시키고 사연을 듣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경험과 섹스토이 사용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반대로 노골적인 질문을 하기도 한다. 명랑한 목소리로 그녀들에게 자신의 성기를 거울로 본 적이 있는지, 자위를 얼마나 자주 하는지 묻는다. 수화기 너머의 상대방은 처음엔 당혹스러워하지만, 이내 자신들의 속사정을 말하기 시작한다. 보통 10분에서 30분, 간혹 한 시간 가까이 통화를 하기도 하는데, 많은 이들이 고마움을 표하고 심지어 기프티콘 등 선물을 보내주기도 한다.
 
매번 상담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사람들은 섹스에 대해 말하기를 갈망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억누르는 게 예의 바르고 정숙한 것이라고 학습해왔기에 더더욱 쌓인 것이 많다. 섹스토이 구매를 계기로 연락해온 이들은 그간 회피하기만 했던 자신의 욕구를 직면하고, 공감과 위로를 얻는다.
 
섹스에 관해 이야기하는 게 사람을 퇴폐적으로 만들기는커녕 건강하고 당당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깨달은 계기가 있었다. 10년 전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나(최 사장)는 여성 성기를 소재로 한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에서 한 꼭지를 맡아 무대에 선 적이 있다. 이 연극은 대학 캠퍼스 내 여성 폭력 추방 캠페인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직접 제작을 한 것이었는데, 본격 연습에 돌입하기 전 모놀로그를 한 개씩 맡은 여학생들, 그리고 연출을 맡은 스텝들까지 스무 명 남짓의 사람들과 왜 이 연극에 참여했는지에 대해 나눌 기회가 있었다.
 
넓은 강의실에 모여 원을 그리고 앉은 이들은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누군가는 자신이 얼마나 섹스를 좋아하는 지에 대해서, 누군가는 성폭력 피해 경험에 대해서, 또 다른 이는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나 역시 처음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어디에도 말하지 못하던 것을 더듬더듬 늘어놓다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서로를 북돋워 주는 편안한 자리였기에 무사히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이후 연극을 준비하는 동료들과 성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하며 움츠러들었던 태도가 당당해지는 걸 느꼈고, 섹스에 대해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곽 사장과 내가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우리가 친구들 사이에서 섹스토이에 대해 말하는 유일한 또래였기 때문이다. 여자가 자신의 욕망을 탐험할 공간이 없음을 한탄하던 우리는 결국 함께 플레져랩을 창업했고, 이 공간을 단순히 섹스토이를 사고파는 매장이 아니라 여성들이 안심하고 섹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가꾸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작년 추석, 플레져랩 매장에서 영화 상영회와 섹스 토크를 겸한 ‘오르가즈믹 무비 나잇’을 열었다. 인류 최초의 바이브레이터 발명기를 그린 영화 ‘히스테리아’를 같이 관람하고, 우리를 제외한 열 몇 명의 여성과 함께 둘러앉아 섹스 취향부터 성 건강까지 다채로운 소재로 이야기를 나눴다. 각양각색의 경험을 가진 여성들이 마음을 열고 의견을 들려준 덕분에 매우 즐겁고 유쾌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누구나 섹스에 대해 말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 만약 성과 관련해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가 있다면 상담을 청할 수 있는 안전한 커뮤니티를 찾아가길 권한다. 또 당신을 아끼는 사람, 또는 파트너와 섹스에 대해 조금 더 솔직한 대화를 해보자. 성적 취향과 호기심에 대해, 부끄러움에 대해, 두려움과 무력감 등 차마 말하기 어려운 것까지 말이다.
 
 
용기를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누군가에게 털어놓았을 때 예상치 못했던 반응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그래도 좌절하지 말고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길 바란다. 문제가 있다면 발화를 통해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인지를 하게 되고, 호기심이 있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편으론 당신 역시 좋은 ‘들어주는 이’가 되어야 한다. 편견은 접어두고, 상대가 마음을 드러낼 수 있도록 신뢰감을 주자. 만약 당산이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문제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청해도 좋다. 섹스에 대한 대화를 통해 새로운 자신의 모습과 욕망을 발견하는 한편, 지지가 필요한 이에게 아군이 되어주자. 장담컨대 당신에게 해방감을 줄 것이다.
 
기사 바로가기 링크: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C61&DCD=A00306&newsid=01134886612516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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