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ureLab




그가 처음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장일호 기자 ilhostyle@sisain.co.kr 2016년 06월 16일 목요일 제456호


세상에는 차라리 모르고 살면 좋았을 일이라는 게 있는 법이다. 군대 시절이었다. 유격 훈련을 면제해준다는 말에 혹해서 포경수술을 받으러 갔다가 사달이 났다. “이 환자의 경우엔 성기 크기가 평균보다 작은 편이라….” 평균은 무엇이고 작다는 건 얼마나 작다는 말인가. 의무대장의 청천벽력 같은 이 한마디는 ‘이 부장’이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지배한다. 이 부장이 ‘인생 최대의 위기’를 적어넣는 순서표의 제1순위는 언제나 그때 그 순간이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소설 <자기 개발의 정석>은 마흔여섯 살, 대기업 부장, 기러기 아빠라는 따분한 정체성으로 요약할 수 있는 전형적인 남자 ‘이 부장’이 전립선염에 걸리면서 생긴 일을 다룬다. 이 부장은 치료 과정을 통해 기쁨을 아는 몸으로 거듭나는데, 작가 말마따나 ‘1인 포르노그래피’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소설이다.

<자기 개발의 정석>은 2010년 세계문학상으로 데뷔한 임성순 작가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데뷔작 <컨설턴트>를 시작으로 <문근영은 위험해> <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까지 ‘회사 3부작’을 썼다. 포경선 위의 치열한 생존 투쟁을 다룬 ‘블록버스터급 소설’ <극해>는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영화 <챔피언>과 <우리 형>의 연출부 생활을 거친 임씨는 지금도 소설과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병행한다.










πŒ¿ΩªÁ √‚∆«±◊∑Ï »´∫∏∆¿  æÓ¡¶(5/31) «√∑π¡Æ∑¶ø°º≠ ¡¯«‡µ»  ¿”º∫º¯ ¿€∞°¥‘¿« µ∂¿⁄øÕ¿« ∏∏≥≤ «‡ªÁ ªÁ¡¯ «œ¥‹ø° √∑∫Œ«ÿ ∫∏≥ªµÂ∏≥¥œ¥Ÿ.

5월31일 성인용품 숍 플레져랩에서 임성순 작가(위)의 소설 <자기 개발의 정석> 북 토크쇼가 열렸다.


ⓒ민음사 제공

5월31일 소규모 북 토크쇼가 열린 공간은 성인용품 숍 ‘플레져랩’이었다. 성인용품 숍이라고 해서 음습한 공간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플레져랩에는 콘돔과 바이브레이터와 딜도가 따뜻한 조명 아래 예쁘게 놓여 있었다. <자기 개발의 정석>을 놓고 이야기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소설 속에서 이 부장의 마흔여섯 인생에 첫 오르가슴을 선물한 자위 기구 ‘아네로스’를 실물로 볼 수도 있었다. 소설에서 “마치 작은 외계의 생명체나 기생충처럼” 보인다고 묘사된 아네로스는 사실 기구 이름이라기보다 회사명이라는, 플레져랩 사장의 친절한 설명도 곁들여졌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비극일까, 희극일까

<자기 개발의 정석>은 미시적이고 집요하게 이 부장의 삶을 들여다본다. 임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부장은 ‘개저씨’다. 한국 사회에서 정석대로만 살아온 남자, 그래서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억압하는 사람의 위치에 놓여 있는 사람이다. “외로운 날은 야근을 했고, 말할 수 없이 허한 감정이 갑자기 몰려오는 날이면 회식을 했다. 아랫것들은 도끼눈을 했지만, 상사들에게는 회사에 헌신하는 직원으로 사랑받는” 이 부장을 통해 임씨가 보여주려 했던 건 한국 사회라는 ‘거대한 몸’이었다.

“한국 사회는 개인의 욕망을 억압하는 사회라고 생각했다. 이런 이야기를 쓸 때 어떤 캐릭터가 가장 좋을까 고민했고, 억압의 주체가 되는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면 어떨까 싶었다. 아주 전형적인 ‘정석남’의 자기계발서 같은 삶을 해체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해부도 속에는 한국 사회가 여전히 터부시하는 성에 대한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e1%84%80%e1%85%a2%e1%84%87%e1%85%a1%e1%86%af


Pingbacks

Pingbacks are open.

Trackbacks

Trackback URL

Comments

About Us

여성친화적 분위기와 색다른 Toy를 만나보세요. 플레져랩은 언제나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Latest Posts




Our Contacts

가로수길-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13길 10, 3
합정-서울시 마포구 양화진길 10

가로수길-02-516-0610
합정-02-323-0610